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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전환사채(CB)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규제 강화…상장사 자금조달 차질 빚을까

  • 입력 2021-11-30 16:11:17
  • 백청운 기자
12월부터 전환사채 전환가액 상향 조정 의무화 시행
리픽싱 매력 떨어지자 상장사 자금조달 어려움 가중 우려
금투업계 "CB 대체 투자대상 충분…규제 타격 미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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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뉴스 백청운 기자] 금융당국이 전환사채(CB) 규제 강화에 나선다. 큰틀에서는 기존 주주에게 불리했던 규정을 바로 잡겠다는 취지다.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리픽싱(refixing) 제도가 수술대 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상장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CB의 경우 '한물 간' 조달 방식이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달 1일자로 상장사들이 주가가 오르면 CB의 전환가액도 상향 조정하는 것을 의무화하도록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상향 조정 범위는 최초 전환가액의 70~100%로 제한했다.
CB란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채권처럼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꿔 이익을 보는 방식이다.

예컨대 한 코스닥 상장사가 만기보장 수익률 5%, 전환가액 1만 원의 1년 만기 CB를 발행했다고 가정해보면, 만약 이 기업 주가가 올라 1만5000원이 됐다면 투자자는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주당 5000원에 이르는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반면 이 회사 주가가 5000원으로 떨어질 경우 투자자는 두 가지의 선택지가 생긴다.

우선 만기까지 보유했다가 원금과 함께 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상장사는 전환가액을 낮게 '리픽싱' 한 뒤, 투자자는 주가가 다시 오를 경우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금융위는 후자의 방식에 규제를 가한 것이다. 현재는 주가가 하락하고 전환가액이 낮아진 뒤, 주가가 다시 상승할 경우에 낮아진 전환가액은 유지된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환가액을 다시 올려야 한다.

금융위는 CB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에 따른 높은 수준의 차익을 얻은 반면, 주식에 투자했던 개인들은 대규모 물량 출회와 주가 희석으로 피해를 본다는 것을 개정안의 근거로 들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코스닥 상장사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코스닥 기업들은 리픽싱 조건이 달린 CB를 저리 조달의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유상증자, 금융기관 차입, 채권발행 등이 여의치 않은 코스닥 비우량 상장사들이 CB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리픽싱이다.

리픽싱 조건이 붙은 만큼 상장사들은 0%에 가까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 채무부담이 발생하긴 하지만 주식 전환이 이뤄질 경우 상환 의무도 사라진다. 투자자들은 이자 외에도 주식전환이라는 선택지가 생기며 안정적인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반면 전환가액 상향이 의무화되면 CB 투자로 얻는 시세차익이 급격히 줄게 된다. 발행하는 상장사 역시 투자 매력이 떨어진 CB 발행으로 자금을 끌기 위해선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또 CB의 주식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만기 시점에 발행사들은 원금을 전액 상환해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된다.

이에 코스닥 시장에서 스카이엔앰, 삼강엠앤티, 한송네오텍, 비덴트, 아이오케이, 인트로메딕, 라이트론, 테라사이언스, 휴림로봇, 파라텍, 율호 등이 CB를 발행했다. 오는 30일 이전에 발행 결의 이사회가 진행된 경우 해당 제도 개선의 영향을 받지 않는 만큼 미리 자금을 조달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9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의 전환사채 발행 물량은 1조21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한달간 발행됐던 약 3900억 원 대비 3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이번달 CB를 발행한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우선 사모사채에만 리픽싱 상향조정 규제가 들어가면서 기관이나 투자조합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는 힘들어질 것 같다. 전환사채를 공모로 발행하는 방향도 앞으로는 고려해야 한다"며 "다만 공모로 발행할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 등 발행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 이에 이달 중 CB를 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CB의 전환가액 상향 조정 규제로 투자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걸로 내다봤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CB를 대체할 만한 투자가 충분하다는 것.

RCPS는 상환권과 전환권, 우선권을 합친 주식이다. 즉, 채권처럼 투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 그리고 배당금 분배시 보통주보다 유리한 '우선권'을 갖고 있는 주식이다. 뿐만 아니라 우선주임에도 보통주와 같이 의결권을 갖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CB의 이자율은 '제로'에 가깝지만 RCPS의 배당금은 높고, 또 의결권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증권을 발행하는 기업 역시 향후 원금 상환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CB보다는 부채가 아닌 자본이 증가하는 RCPS의 발행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픽싱 상향조정의무 규제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CB의 매력이 떨어지긴 하겠지만, 사실 CB는 이제 한물 간 투자 방식이다. 이미 CB에서 전환우선주(CPS)나 RCPS로 트렌드가 넘어갔다"며 "실제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위메프,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등도 RCPS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 최근 나오는 공시들만 살펴봐도 CB도 있지만 CPS나 RCPS 발행이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백청운 기자 a01091278901@thekpm.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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