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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국제 유가 상승, 항공업계 발목 잡는다?

  • 입력 2021-11-19 15:50:11
  •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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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에어버스330 (사진=대한항공)
[핀포인트뉴스 권현진 기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7년 만에 80달러 선을 돌파했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원·달러환율은 장중 12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주요 언론들은 ‘국제 유가의 상승이 항공업계의 발목을 잡는다’는 골자의 보도를 쏟아냈다. 보도에는 유가 상승이 항공업계에 악재로 작용하며, 치명타를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담겼다.

국제 유가의 상승, 정말 항공업계에 악재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핀포인트뉴스가 국토교통부(국토부)의 조치, 운송 분야 애널리스트, 관련 업계 종사자 등의 의견을 종합해 팩트체크를 진행했다.
□ 유가 상승, 항공업계에 악재(惡材)?…‘절반의 사실’

1) 국제 유가 상승, 항공업계 부담 가중…‘사실’

국내 주요 언론사들의 보도에 따르면 유가 상승은 항공업계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킨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의 고정비용 지출 가운데 유류비는 약 20~30%를 차지하고 있다. 결코 적지만은 않은 비중이다. 이에 국내의 각 항공사들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유가변동 위험’에 대한 사항을 공시하고 있다.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항공유 등 석유제품의 시장가격은 세계 원유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소들로 인해 크게 변동한다”며 “이 요소들은 당사의 최대 사업부문인 항공운송사업부의 영업성과와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어 “유가변동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 내부 정책에 따라 유가옵션계약 등을 활용해 이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유가 1달러(배럴당)가 변동하면 약 3000만 달러의 손익변동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제주항공

제주항공 역시 유가변동위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당사는 항공운송을 위해 지속적으로 항공유를 구매하고 있으므로 항공유 가격의 변동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항공유 등 석유제품의 시장가격은 세계 원유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소들로 인해 크게 변동하며, 보고기간 말 현재 유가가 5% 변동 시 영업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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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주항공 반기보고서 갈무리)


이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당분기 유가가 5% 상승하면 영업이익이 25억 5484만원이 줄고, 5% 하락하면 25억 5484만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분기에는 5% 상승하면 42억3951만 원어치 비용이 늘고, 5% 하락하면 42억3051만 원의 비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 외에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의 항공사 역시 사업보고서를 통해 유가 리스크 등을 언급하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

2) ‘유류할증료’, 항공사 원가 부담 상쇄?…‘절반의 사실’

이범 국토교통부 국제항공과 행정사무관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국제 유가의 상승분을 혼자 부담하지 않는다. ‘유류 할증료’를 통해 소비자와 적절히 나누어 부담하고 있다.

항공 유류할증료란, 유가가 일정금액을 상회해 기본 운임으로 담보되지 못하는 연료 유류비를 충당하기 위해 항공사가 유가변동에 따라 운임에 일정액을 추가로 부과하는 항공요금의 일종이다.

항공사가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는 기준이나 방식에 대한 전 세계적인 표준은 없으며, 각 국가의 제도에 따라 상이하다. 또 모든 항공사의 유류할증료 금액 등은 일률적이지 않다.

이범 행정사무관은 “각 국가의 제도에 따라 항공사가 항공기 운항에 소요되는 유류소모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체 항공운임 중에서 유류관련 비용을 얼마나 유류할증료로 책정해 부과할 것인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사는 유류할증료에 대해 그 금액을 정해 정부에 인가 또는 신고를 받거나 자율적으로 정한다”며 “이에 모든 항공사의 유류할증료 금액과 변동주기는 일률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내 항공사들은 유가 변동이 유류 할증료에 최대한 빨리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1개월 전 싱가포르항공유가(MOPS)와 연동해 유류 할증료가 자동 조정되도록 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취항하는 지역을 7개 부과군(일본·중국 산동성, 중국·동북아, 동남아, 서남아·CIS, 중동·대양주, 유럽·아프리카, 미주)으로 구분하고, 평균거리가 먼 부과군일수록 유류할증료 금액을 높게 부과하고 있다.

즉 항공사들은 유가의 상승분을 홀로 떠안지 않아 유가의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과론적인 부분일 수는 있으나, 수요가 좋고 공급이 적을 경우 항공사들은 운임을 올린다”며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이 오르는 것처럼, 잠재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는 항공사들이 유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홀로 떠안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비용이 증가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이것은 결국 장기적으로 운임 인상을 통해 상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의견도 있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면 유류 할증료를 통해 이를 적절하게 소비자와 분담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이는 항공사의 손해를 일부 보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 국제 유가 상승하면, 항공업계 주가 떨어지나?…‘대체로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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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프앤가이드 제공, 핀포인트뉴스 가공)

해당 그래프를 살펴보면,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기 대한항공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모양새다. 즉 국제 유가의 상승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이클을 보면, 유가가 높았을 때 항공업계의 주가가 나빠지지 않았다”며 “2010년대 역시 유가는 비쌌지만, 대한항공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 유가가 오르면 항공업계의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아주 단기적인 스토리”라며 “장기적으로 추이를 살펴보면 여객 수요만 좋다면 국제 유가의 상승이나 운임에 상관없이 주가가 되는 방향으로 갔다”고 덧붙였다.

또 국제 유가가 항공업계의 주가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내놨다.

정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유류할증료 등으로 도무지 감당이 되지 않을 만큼 오르면 실적이 일정 부분 손상 받을 수도 있다”면서 “다만 주가적인 부분에서는 국제 유가는 중요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4) 국제 유가 ‘고공행진’, 항공업계 적신호?…‘대체로 거짓’

지난달 13일 하나금융투자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월간 델타값과 국내 업종의 이익과 주가 상관성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오히려 국제유가가 상승할 시 주목해야 할 업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하나금융투자는 “국제유가가 베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며 국내 기업의 원가 부담 우려가 커지며 증시의 하방 압력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하지만 원가 상승이 판매가로 전가될 수 있는 업종은 오히려 이익은 개선될 여지가 커 이들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출원가율은 높지만 판매가 인상으로 최근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업종으로 항공을 비롯해 △해운 △건강관리장비 △디스플레이 △화학 △철강 △제약바이오 △반도체 △에너지 △섬유의복 △비철금속 등을 꼽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유가가 비싸진다는 것은 그만큼 산업 전체적으로 수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수요가 있다는 것은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징조고 이에 따라 여행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유가의 상승이 왜 항공업계에 악재라 보는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자료출처>

1. 이범 국토교통부 국제항공과 행정사무관

2.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

3.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

4. 에프앤가이드

5. 항공업계 관계자

6. 수출업계 관계자

7. 증권업계 관계자

권현진 기자 hyunjin@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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