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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요소수 품귀 사태, 정부 대책 실효성 있나...대안은?

  • 입력 2021-11-08 15:15:48
  • 김종형 기자
산업용 요소수 자동차용 전환, 산업용도 재고 없고 불순물 등 적합치 않아
'긴급 공수' 물량 2만 리터, 턱없이 부족한 수준
저감장치 끄기, 국제적 흐름 고려하면 어려워
요소수 사태 예측 못하고 품귀난 대책 못 내놓은 정부에 책임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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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되는 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운반 트럭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핀포인트뉴스 김종형 기자]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가 벌어지면서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요소수는 화물트럭과 경유(디젤) 차량에 필수로 들어가는 것으로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만든다. 국내 대부분 디젤차는 요소수가 없으면 주행이 불가능하게 설정돼있다.

디젤차에서는 대기오염물질인 '질소 산화물'이 나오는데, 이를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통해 제거한다.
SCR장치는 질소산화물을 99% 이상 제거할 수 있지만, 그만큼 소모량도 함께 늘어나 일반 승용차 요소수 탱크 기준으로는 80%가량만 저감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경유차 등록대수 918만5897대 가운데 요소수를 지속적으로 채워줘야 하는 SCR 장착 차량은 21%인 215만6249대다. 2015년 9월부터 유럽의 최신 배출가스기준인 '유로6'을 도입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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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천, 경기, 충남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 중인 지난 3월 15일 서울 양천구 신정로 서부트럭터미널 대형물류센터에서 서울시청 공무원들이 화물 차량의 매연저감장치 탈거, 훼손 및 변경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요소수 부족 현상은 중국 수출 금지로 야기됐다.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하는데, 최근 호주로부터 석탄 수입이 멈추며 자국이 쓸 것도 남아나지 않자 요소수 수출을 지난달 15일 금지했다.

이에 정부는 이달부터 '요소수 관련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연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용 요소수 자동차용 전환, 실효성 있나

정부는 지난 2일에는 현재 재고량을 조사하고 중국 외 수입경로를 알아보는 한편, 단기적으로 산업용 요소수를 자동차용으로 전환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환경부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기 위한 주입 실험에 나서고 있고, 이르면 오는 15일에 실험 결과가 발표된다.

현실적으로는 문제가 있다. 디젤차에 장착된 요소수 장치인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장치(SCR)는 산업용보다 고순도 요소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가 산업용 요소수 시료 성분을 분석한 결과 차량용 요소수보다 발암물질인 알데하이드 성분(포름알데하이드 등)이 많았고 불순물도 다량 검출됐다.

아울러 산업용 요소수의 재고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요소수는 철강과 화력발전·시멘트 업체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해당 업체들도 재고를 1개월 가량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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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는 경유차 운행 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1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관계자가 요소수를 플라스틱 통에 넣고 있다. 사진=뉴시스
요소수 '긴급 공수' 2만 리터...충분한 양인가

정부가 7일 내놓은 다른 대책인 '요소수 긴급 공수 2만 리터'도 실제 사용량에 비하면 턱없는 양이다.

지난해 국내에 팔린 요소수는 2억476만9725리터였고 이 중 중국 비중은 80~90% 수준이었다.

상용차를 운행하고 있는 한 업자는 8일 본지 통화에서 "요소수 2만 리터는 대형 상용차 300여대가 줄지어 받으면 사라지는 양"이라며 "장거리 운행을 하는 차량이라면 한 달이면 10리터짜리를 10~15통 쓴다"고 전했다.

실제로 요소수는 연료량 대비 5~7%가량 필요한데, 이는 중대형 화물차가 500~800km를 달릴 때마다 10리터씩 소모되는 양이다. 상용차의 경우 SCR 도입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온 점도 '물류 올스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저감장치를 잠시 끌 수 있을까

SCR이 탑재된 차량에는 요소수 부족 시 경고등이 켜지고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소프트웨어가 탑재돼있다. 일각에서는 이 소프트웨어를 잠시 비활성화할 수 없는지 여부도 정부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 측에서 나온 발언도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요소수 수입과 물량 전환 등 대책이 신통치않자 지난 5일 국회에서 "요소수를 넣지 않고도 (디젤 차량을) 운행할 수 있도록 풀자, 이런 취지는 아니다"라면서도 "최악의 경우에 짧은 기간 그렇게라도 해서 일단 물동량 자체가 마비되는 건 곤란하지 않겠나 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탄소중립(탄소배출 0)'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SCR을 국가 차원에서 끄도록 한다면 대한민국이 국제적 '거짓말쟁이'가 될 가능성도 있다.

영국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열린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우리 정부는 "파리협정에 따른 우리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인 것처럼 석탄화력발전에서 벗어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성명에 서명했다.

국제적 흐름과 함께, 대기환경보전법 등 현행법과 소프트웨어 수정 등 비용이 많이 드는 SCR 끄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호주와 중국 갈등 예측 못하고 대책 못 내놓은 정부...'책임론' 비판 불가피

올 상반기에까지 10리터에 1만 원 안팎을 오가던 요소수 가격은 현재 10만 원 안팎을 오가며 폭등했다. 일부 디젤차 운전자들은 품귀 사태가 지속되자 "집에서 요소수를 직접 만들겠다"고 하지만, 차량용 요소수는 불순물이 적어야 하고 어는 점도 일정 수치를 만족해야 한다. 이미 요소수를 제조하기 위한 재료들도 폭등한 상황에서 직접 만들어 쓰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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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기 환경부 차관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유차 촉매제(요소수) 불법유통 정부합동 조사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속되는 품귀난에 환경부는 31개조 108명의 인력을 투입해 요소수 제조·수입·판매 영업행위와 함께 조사 시점에서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보다 10%를 초과해 보관할 경우 물가안정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매긴다고 8일 밝혔다.

결국 요소수 품귀 사태의 해결책은 결국 조속한 수입 재개가 현실적이다. 정부는 호주와 중국 양국 갈등이 요소수 문제로 연결될 가능성을 살피지 못했고, 별도 대책은 내놓지 못한 채 100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해 요소수 제조·수입·판매 영업행위에 대한 감독에만 나선 모양새로 책임론은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김종형 기자 jh_kim911@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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