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2,936.44

    (▼43.83 -1.47%)

  • 코스닥

    1,005.89

    (▼9.77 -0.96%)

  • 코스피200

    385.07

    (▼6.86 -1.75%)

HOT

[팩트체크] 갑질 당하는 배달원…근로기준법 보호 가능할까?

  • 입력 2021-11-03 10:28:18
  • 안세준 기자
center
(사진=뉴시스)
[핀포인트뉴스 안세준 기자] 최근 한 편의 기사가 배달 플랫폼 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대형 배달 플랫폼사가 아닌 소규모 지역배달대행업체가 라이더(배달원)를 상대로 갑질 행위를 일삼아왔다는 보도다.

지난 2일 한 매체는 지역배달대행업체가 운영하는 '카카오톡 단톡방(단체 채팅방)'을 공개했다. 해당 채팅방에서는 대행업체 관리자 3명을 비롯한 라이더 50여 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배달대행업체는 라이더에 경쟁배차 방식으로 배달을 의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쟁배차란 콜(배달 요청)이 떨어질 때 가장 먼저 승락한 사람이 배달 업무를 맡는 방식을 말한다. 빠르게 콜을 승락해 수익을 높이거나, 쉬고 싶을 때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구조다.
톡방 내용은 달랐다. 관리자로부터 강제배차 정황이 포착됐다. 강제배차란 관리자가 특정인에게 일감을 직접 하달하는 것을 뜻한다. 쉬고 있는 라이더에 배달 요청을 넣거나, 편한 일감을 골라 지인에게만 배차시키는 식이다. 때문에 특정인의 콜 노출을 높이거나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 생존권을 담보로 라이더를 관리·통제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관계자는 "노동계는 실질적으로 배달플랫폼사나 배달대행업체 관리통제가 여러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지적해왔다. 배달노동자는 세제혜택에서도 배제당하는 등 각종 사회적 불이익을 감내해야만 했다"고 호소했다.

실제 지역배달대행업체에서 라이더를 대상으로 한 강제배차 등이 성행하고 있을까. 있다면 배달원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는 없을지 <핀포인트뉴스>가 팩트체크했다.

left
(사진=뉴시스)
□ "강제배차 경험있어요?"...전직 라이더 출신 "하루에 2번 이상"

강제배차가 성행하고 있나. 확인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라이더 근무 경험이 있던 취재원(지인) 진술과 서울시가 조사한 '지역배달대행업체-라이더 간 거래관행 결과보고서'를 비교 분석했다. 서울시 보고서에는 지역배달대행업체 라이더 중 약 41%가 ‘사전 동의나 양해 없는 강제배차’를 경험했다고 기재돼 있다.

사실로 확인됐다. 라이더 출신 지인은 "원칙적으로는 경쟁배차다. 그러나 강제배차 역시 존재한다. 이는 어딜가나 피할 수 없다"면서도 "강제배차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따질 것이 아니라 권한을 과도하게 악용하고 있는 관리자 찾아 지적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잠시 머물던 대행업체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배달원 A씨와 관리자가 가까운 사이였다. 하루는 A씨와 흡연을 하고 있는데 A씨에게만 콜이 떨어졌다. 나는 해당 콜을 한참 뒤에서나 받았다. 관리자가 근로자에 차별적 처우를 제공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사연은 없을까. 네이버 등 포털에서 동일 사례 여부를 조사했다. 수십 여개 동일 사례를 포착했다. "강제배차를 넣고 강제적으로 일해라, 뭐해라" 오더를 내린다며 신고 가능 여부를 묻는 라이더도 존재했다. 더 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역배달대행업체 강제배차 여부와 성행은 사실로 판명됐다.

center
(사진=근로기준법 제3조~9조 발췌)
□ "그땐 맞고 지금은 틀리다"


업체 갑질 행위로부터 배달원을 법적 보호할 순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거엔 가능했지만 지금은 어렵다.

무슨 얘기일까. 배달 플랫폼이 탄생하기 이전 시점에는 음식점(5인 이상 사업자 기준)이 배달원(라이더)을 직접 고용했다. 사업주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사용자-근로자 간 관계가 형성됐다. 근로기준법 보호 대상에 해당됐다는 얘기다.

근로기준법 제6조(균등한 처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 특정인 배차를 늦추는 등 강제배차 행위는 저촉 소지가 있다. 나아가 동법 제7조(강제 근로의 금지)는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률상 생존권 여부를 쥔 업체는 근로자 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할 수 없다.

지금은 다르다. 배달 플랫폼이 시장 우위를 차지했다. 기존 가게-배달원 간 근로계약은 사실상 도태됐다. 근로계약 없이 배달 플랫폼을 통해 위탁 수행하면 그만이다. 때문에 라이더는 근로법상 노동자가 아니다. 되려 자영업자(프리랜서)에 가깝다.

이와 관련해 한노총전연대 측은 "다시한번 정부와 국회에 즉각 배달노동자 노동자성 인정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촉구한다.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현장에서 만연해 있는 불법적 갑질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left
(사진=뉴시스)
□ 배달대행업체 라이더=안전 프리랜서 직업?

최근 배달 대행업체들은 잇따라 기본 배달료를 올리고 있다.

서울 강서구 배달대행업체는 기본 배달료를 기존 3500원에서 4300원으로, 성동구 대행업체는 3850원에서 4950원으로 인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배달 주문량 증가가 배달 노동자 쟁탈전으로 이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배달 라이더는 전망이 밝은 직업인가. 중소 배달대행업체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레 나온다. 자영업자(음식점)가 대행업체를 이용할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배달의 민족·요기요와 같은 대형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겠다고 업계는 말한다.

소상공인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특수 시기다. 배달료 인상 자체를 잘못됐다고 보진 않는다"면서도 "인상 폭이 너무 가파르다. 작은 골목상권 점주 입장에서는 이를 감당할 수가 없다. 실제 그 인상 분이 전부 라이더 수익 증대로 이어지는 지도 의문"이라고 답했다.

<자료 출처>

1. 타 매체 보도 발췌(강제배차에 지각 벌금…배달 라이더, ‘자영업자’ 맞나요?)

2. 취재원(전 배달대행업체 종사자)

3. 근로기준법(법률 제18037호)

4.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5. 서울시('역배달대행업체-라이더 간 거래관행 결과 보고서)

안세준 기자 to_seraph@thekpm.com

<저작권자 © 핀포인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HOT 뉴스

Pin's Pick

바로가기

포토뉴스 2021년 11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