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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눈앞이던 추석달이 멀어졌으니…

  • 입력 2021-09-18 05:58:00
  • 이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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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핀포인트뉴스 이정선 기자]

연암 박지원(朴趾源·1737∼1805)이 중국에서 달을 구경하고 있었다. 추석을 앞둔 음력 8월 13일이었다.

박지원은 자신과 함께 달을 바라보던 조선 출신 관리에게 말했다.
“사람들은 왜 지구가 모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지구가 모나면 월식 때 달 가장자리에서 어두워지는 그림자는 왜 둥근 모양을 하고 있을까요.… 지구가 돌고 있다면 그 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뒤집어지고 엎어지며 떨어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게 떨어진다면 어디로 떨어질까요.”

박지원이 청나라를 여행한 것은 18세기인 1780년이었다. 당시의 ‘상식’은 땅덩어리라는 것은 네모반듯해야 했다. 그런데 조선에서 온 선비가 난데없이 땅이 둥근 모양일 뿐 아니라, 회전까지 하고 있다는 ‘지구자전설’을 논한 것이다.

박지원은 한마디를 더 보태고 있었다. 지구에만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달나라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우주인설’이었다.

“생물은 스스로 붙어사는 곳이 그들의 땅이 될 것입니다. 만약 달 속에도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면 오늘 밤 누군가는 달에서 난간머리를 의지한 채 우리가 서 있는 지구의 차고 이지러짐을 논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박지원과 말을 나누던 청나라 관리는 기절초풍할 수밖에 없었다.

“기이한 이야기입니다. 서양 사람들이 지구가 둥글다고 주장했다지만 그들도 땅이 돌고 있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이론을 스스로 터득한 것입니까, 아니면 어떤 스승에게서 물려받은 것입니까.”

박지원은 자신의 친구인 담헌 홍대용(洪大容·1731∼1783)의 ‘학설’이라고 소개했다.

홍대용은 지구의 자전 때문에 낮과 밤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여기에다 ‘무한우주설’까지 연구하고 있었다.

“…별 저쪽에 또 별이 있다. 하늘은 무한대이며, 별도 무한하다. 은하는 많은 세계가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며 태양이나 지구는 그 가운데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추석을 코앞에 두고, 두 가지 소식이 들리고 있다.

하나는 우주비행사가 아닌 민간인 4명이 탑승한 우주 관광선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은 미국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 우주선에 탑승,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더 높은 곳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며 사흘 동안 지구 주위를 도는 여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중국이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기 위해 우주로 보냈던 ‘선저우(神舟)’ 12호의 비행사 3명이 3개월 동안의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왔다는 소식이다. 중국은 작년 12월 ‘창어(嫦娥) 5호’가 달 샘플을 가지고 지구로 돌아왔고 지난 5월에는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기도 했다. ‘우주굴기’라고 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규모가 2019년 현재 세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무역협회의 보고서가 있었다.

‘연암 박지원 시대’에는 눈앞이었던 추석달이 오늘날 우리에게는 한참 멀어진 것이다. 그래서 못난 후손이 추석을 앞두고 다시 뒤져보는 ‘열하일기’의 한 대목이다.

이정선 기자 belly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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