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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용’ 닮은 도마뱀의 100년 전 불행

  • 입력 2021-09-11 05:59:00
  • 이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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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핀포인트뉴스 이정선 기자]

1910년대, 인도네시아 자바의 중국 화교 사회에서 루머가 퍼졌다. 어떤 섬에 용(龍)이 살고 있다는 루머였다.

그 루머는 점점 확대되었다. 용이 커다란 멧돼지를 한 입에 삼켜버렸다는 얘기가 돌았다.
어떤 사람은 직접 용을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용이 입을 벌렸는데, 그 이빨이 무시무시하더라는 주장이었다.

용은 중국 사람들에게는 ‘상상의 동물’이다. 그 사상의 동물을 구경했다는 ‘목격담’까지 나온 것이다.

목격담을 믿지 않으려는 사람은 용이 아니라 ‘악어’일 것이라고 우겼다. 그래서 용에게는 ‘육지의 악어’라는 뜻인 ‘부에아야 다라츠’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다.

루머가 꼬리를 물자, 당시 네덜란드 총독은 용의 존재 여부를 조사하라고 명령했다. 명령을 받고 학자와 사냥꾼 등으로 구성된 조사단이 출동했다.

마침내 ‘상상의 동물’을 잡았더니, 길이가 4미터나 되는 엄청난 도마뱀의 일종인 것 같았다.

하지만, 당시의 신문들은 “공룡 발견”이라고 대서특필하고 있었다. 어디까지나 상상의 동물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 상상의 동물은 나중에 ‘코모도왕도마뱀’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며칠 전, 이 코모도왕도마뱀이 ‘멸종 위기’에 놓였다는 보도가 있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코모도왕도마뱀을 ‘위기종’으로 분류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라고 했다. 서식지가 잠식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체의 숫자도 줄었다고 했다.

코모도왕도마뱀은 아득한 선사시대부터 존재하고 있었다고 한다. 인간보다 ‘한참 대선배’가 아닐 수 없다.

그랬던 코모도왕도마뱀이 불과 한 세기 전인 1910년대 인간에게 ‘발견’ 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100년 남짓한 사이에 ‘멸종 위기’에 놓인 것이다.

그 원인은 당연히 인간이 제공하고 있었다. 해수면이 높아진 것은 인간 탓이 아닐 수 없다. 개체 숫자가 줄어든 역시 인간 탓이다. 100년 전 ‘용’의 존재를 확인하던 당시부터 그 방법은 사냥꾼을 동원한 ‘사냥’이었다. ‘보호’를 외친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원주민들은 벌써 알고 있었겠지만, 인간에게 발견된 것 자체가 불행이었다.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코모도왕도마뱀의 ‘멸종 위기’는 아마도 늦춰졌을 것이다.

IUCN은 지구에 존재하는 13만8374종이 처한 환경을 평가한 결과, 28%가량이 영원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지금도 사라지고 있다. 결국 인간은 스스로도 망치고 말 것이다.

이정선 기자 belly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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