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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중 김치 분쟁…‘파오차이’ ‘침채’ 어원과 역사 따져봤다

  • 입력 2021-06-24 15:05:08
  • 차혜린 기자
김치 어원 따져보니 ‘침채(沈菜)’는 삼국시대부터…중국에선 안썼다

‘파오차이(泡菜)’ 中 특정 지역 절임류 명칭…발효과정도 김치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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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왼쪽) 파오차이(오른쪽) (사진=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
김치의 기원을 놓고 국가 간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파오차이’를 국제표준 ISO에 등록하면서 ‘파오차이는 김치의 유래이자 시초다’라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문제는 우리나라도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알리면서 시작됐다.
네이버는 방탄소년단 라이브 영상에서 김치를 중국어 자막으로 ‘파오차이(泡菜)’라고 표시했다. 앞서 GS리테일도 주먹밥 제품의 외국어 표기에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라고 적어 대중의 빈축을 샀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김치를 칭하는 ‘파오차이(泡菜)’, ‘침채(沈菜)’등 중국식 표현을 두고 김치의 어원과 역사에 대해 올바른 판단 없이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

핀포인트뉴스는 김치의 어원과 역사를 전문가 자문을 통해 직접 살펴봤다.

◇팩트체크: ‘침채(沈菜)’는 김치가 중국 음식이라는 방증이다?: 대체로 사실과 다름

‘김치의 어원을 근거로 봤을 때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한 음식이 맞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는 ‘침채(沈菜)’ 표현 자체는 한자어서 비롯했지만, 해당 표현은 7세기 전후에 나타난 향찰식 한자어라고 본다. 중국어가 아닌 한반도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라는 것이다.

현대에 쓰이는 발음인 ‘김치’의 원형은 ‘딤채​1’(>짐츼>김치)로 알려진다. ‘딤채’는 한자어 ‘沈菜(침채)’로부터 비롯된 표기라는 시각이 다수 나온다. ‘딤채’는 ‘沈(침)’의 음이 ‘팀’으로 변하기 이전 시기의 상고음 혹은 중고음을 반영한 글자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김치 자체를 중국 문화로 치부하는 것은 과도한 비약이라는 의견이다.

전문가는 핀포인트뉴스를 통해 ‘沈菜(침채)’ 표현 자체는 발음 규칙 상 한자어 유래가 맞으나 우리나라가 만들어 쓴 조어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삼국시대부터 김치에 대한 식문화와 관련된 기록이 꾸준히 발견됐으나, 중국 고문헌에는 김치 언급이 일절 없었다는 게 근거다.

국내 문헌에는 ‘김치’라는 표현이 시대별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중국 사서 ‘삼국지 위서동이전’에 따르면, 고구려인의 음식에 대한 기록과 신라 신문왕 대의 절임 음식에 관한 기록이 존재한다. 삼국사기 신문왕편에서는 발효음식을 뜻하는 용어가 등장한다.

김치를 뜻하는 고유어로 ‘디히’도 있다. ‘디히’에 ㄷ구개음화와 ㅎ탈락, 음절단축 변화가 적용되어 ‘디히>지히>지이>지’라는 변화가 일어났다. 여기서 나온 ‘지’는 지역 방언 및 김치 괸련 명사들인 지, 장앗지, 짠지 등에 남아 있다.

중국의 역사 문헌에는 김치에 대한 언급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고 평가한다.

강용중 HK연구교수는 중국의 고문헌 자료에서 ‘沈菜(침채)’를 사용한 적이 일절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팩트체크: ‘파오차이(泡菜)’는 김치의 시초다?: 사실과 다름


‘파오차이(泡菜)가 김치 역사의 시초다’라는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한다.

국제 기구에서도 ‘파오차이(泡菜)’와 김치는 애초에 다른 식품으로 구분하고 있다.

국제 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김치’는 배추에 고춧가루 마늘 생강 파 무 등으로 만들어져 혼합양념으로 버무린 발효 제품이다.

국제 표준화 기구(ISO)는 ‘파오차이(泡菜)’를 배추류, 겨자 줄기, 롱빈(줄콩), 고추, 무, 당근순무를 말려서 소금을 친후 기장죽, 보리누룩, 소금을 넣어 담궈 먹는 염장 채소류로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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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농림축산식품부)


학계에서도 김치는 차별화된 발효식품으로 인정하고 있다.

김치는 자연 발효를 유도하는 제조 방식이다. 김치는 생채소를 소금에 절이면서 유익균이 유해균을 없애는 과정을 거친다. 또 동물성 발효식품인 젓갈을 사용한다는 점도 큰 차이점이다.

파오차이는 끓인 소금물이나 술과 식초를 넣어 발효 환경을 통제하는 제조법으로 피클에 가깝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박사는 “파오차이는 미생물을 통제하는 환경 속에 제조한다는 점에서 생채소류를 자연 발효하는 김치와는 엄연히 다르다”라면서 “김치는 생채소를 젓갈과 버무려 자연 발효시켜 먹는 음식이고 파오차이는 피클류에 가까운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파오차이(泡菜)’가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식문화라고도 볼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치와 달리 파오차이는 국가 전역에 통용된 음식 문화가 아니다. 파오차이는 중국 사천지역에서 즐겨먹는 찬으로 알려진다.

특히 ‘파오차이(泡菜)’는 절임채소 중에서도 물에 담구는 절임법을 뜻하는 ‘泡’를 포함하고 있으며 사천 이민족이 즐겨찾는 식문화다. 이와 유사한 절임류인 쏸차이(酸菜)는 소금에 절인 채소를 의미하나 ‘신 맛’이 강조된 음식으로 광둥 지역의 소수민족인 객가족의 식문화다.

박채린 박사는 “중국에서 절인 채소를 총칭하는 용어는 ‘옌차이(腌菜·절임채소)’다. 특히 사천 지역에서 즐겨먹는 음식을 ‘파오차이(泡菜)’라고 한다”라며 “중국 내에서도 ‘파오차이(泡菜)’는 특화된 이민족의 음식으로 발달되어있다”고 알렸다.

핀포인트뉴스의 팩트체크 결과, 김치의 어원인 ‘침채(沈菜)’는 우리나라식 조어로 중국 고문헌에서도 쓰인 적이 없다. 또한 ‘파오차이(泡菜)’는 김치와 다른 염장 채소류로 ISO에 등재돼 있으며 중국 내에서도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두가지를 근거로 김치가 중국의 식문화 사이의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1「딤 (딤채)」(※ 김치박물관 주: ‘ ‘는 ㅊ 밑에 고어인 ‘아래아( )’가 있는 표기를 뜻한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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