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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4번 계란 소동 살펴보니 “마켓컬리가 잘못했네”

  • 입력 2021-03-18 09:12:58
  • 차혜린 기자
산란계 보호 규정서 ‘사육 밀도’ 要...EU 케이지 사육 금지 시행도
소비자 계란 정보 파악 어려움 커...구매자 71.8%가 동물복지 제품 착각
최근 마켓컬리가 ‘케이지 프리’를 선언하고 전 제품을 10년 내 동물 복지 제품인 1번, 2번 계란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4번 계란을 과장 광고하고 있다는 한 동물단체의 지적에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국내 계란은 소비자 알 권리를 위해 난각번호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맨 마지막 번호인 10번째 숫자는 ‘사육환경 번호’로 지정하고 있다. 유통업자는 닭을 사육하는 환경에 따라 1번 방사 사육 , 2번 축사내 평사, 3번 개선된 케이지, 4번 배터리 케이지로 구분해 표기해야한다.1)

앞서 마켓컬리는 ‘사육환경 4번 계란도 닭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사용하면서 자사 제품을 홍보했다. 스마트팜 환경이나 과정에서 차별성을 인정해야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동물자유연대는 국내 사육환경 척도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4번 계란’은 동물 복지와 연계해 설명해서는 안된다며 설전을 이어갔다.

여기에 지난 마켓컬리와 동물연대가 주장한 ‘케이지 사육’에 대한 언쟁 중 팩트를 면밀히 되짚어봤다.

◇팩트체크: 유럽연합서 금지된 ‘케이지 사육’, 동물 복지와 거리 멀다 사실

분쟁의 발단은 마켓컬리가 사육환경 4번 계란을 홍보하면서 닭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환경이라고 알린 시점부터다.

마켓컬리는 자사 유튜브를 통해 ‘유럽에서도 4번 사육환경의 스마트팜을 활용한다’고 근거를 덧붙여 제품을 홍보해왔다. 그러나, 동물자유연대는 ‘유럽에서는 이미 케이지 사육 자체가 금지된 조치’라며 동물 복지와 거리가 먼 제품이라며 반박 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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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마켓컬리 유튜브 공식 채널, (아래) 동물자유연대 공식 입장문. (사진= 양사 유튜브, 홈페이지)

실제로 기자가 논문 내용을 바탕으로 ‘케이지 사육’은 동물 복지 차원에서 유럽연합 내에서 전면 금지 된 상태로 확인됐다.

우병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EU 동물복지정책 동향 논문에서2) EU는 1999년 7월 19일자 이사회 지침을 통해 ‘산란계의 보호를 위한 최소 기준’을 마련해 산란계를 위한 사육장치를 구별해 최소 기준을 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과거 유럽에도 동물복지형 사양시설인 복지형 케이지(enriched)의 경우, 닭 1마리당 닭장 공간을 최소 750제곱센티미터를 확보하는 조건으로 허용한 바 있다. 다만, 이런 유형의 닭장은 2003년 1월 1일부터 제조할 수 없고 2012년까지는 사용이 전면적으로 금지됐다고 밝혔다.

둥지를 가진 닭장의 경우라도 사육장 내에 동물 보호를 위한 최소 조건을 마련하고 있었다.

둥지는 닭 7마리당 적어도 1개 이상을 설치, 적절한 횃대를 마련해야하고 사육밀도는 평방미터당 9마리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다.

무엇보다 모든 사육 환경에서 공통적으로 닭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사육 면적’를 중요한 척도로 여기고 있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모든 사육 환경 유형에 공통적으로 닭들에게는 둥지가 제공과 닭 1마리당 15cm의 횃대 공간을 두고 닭들이 쪼고, 파헤칠 수 있는 깔짚이 제공돼야한다. 닭장 안에서 자유롭게 먹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장치를 의무화해야한다는 조건도 덧붙였다.

국내 현존하는 사육 환경 구분 기준 역시 ‘사육 밀도’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었다.

케이지 사육인 3번과 4번 사육환경을 구분하는 기준은 마리당 사육 면적을 유일한 기준으로 보고 있다. 3번은 닭 1마리당 0.075㎡ 이상의 사육 밀도에서 생산한 계란을, 4번은 그 이하의 면적에서 나온 계란으로 구분하고 있다.3)

마켓컬리는 ‘스마트팜의 온도·습도 조절 기능’ 등 차별화된 시설을 고려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사육 환경 구분 척도로 쓰이고 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마켓컬리 측이 홍보한 ‘스마트팜 환경’과 ‘닭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는 근거는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온다.

◇팩트체크: 소비자 ‘케이지 제품’ 인지 취약하다: 대체로 사실

동물자유연대는 위 사례 처럼 국내 소비자의 ‘케이지 제품’ 인식 또한 취약한 편이라고 밝혔다.

국내에는 사육환경번호 표기를 포장재에 표기하는 등 별도 의무사항이 없어 소비자들이 쉽게 동물복지 제품으로 착각하고 구매할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1개월 내 달걀 구매 경험이 있는 시민 1007명을 대상으로 ‘케이지프리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4) 응답자의 94.0%가 난각 표시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 답했으나, 난각표시제로 표시되는 정보의 내용을 정확히 아는 시민은 전체 응답자의 6.4%에 그쳤다.

또한 난각표시제 인지자의 55.1%가 이를 고려하여 구매해 본 적이 없다고 응답하여 인지도와 실제 구매경험에 차이를 보였다. 그 이유로는 △표시되는 정보가 어떤 내용인지 알지 못하거나 (31.8%), △포장재에 가려져 확인이 어려움 (25.5%)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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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서 판매 중인 사육환경 4번 달걀의 포장재를 제시하고 연상되는 사육환경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1.8%가 케이지프리(사육환경 1번, 2번 달걀)일 것이라 응답했다.

김수진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달걀 껍데기에 숫자로만 표기되는 난각표시제는 사전 지식이나 소비자의 적극적 노력 없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생산자나 사육환경 번호 역시 구입 이전에 정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축산물의 표시기준」제2018-9호, 2018년 2월 53p. 달걀 껍데기의 사육환경번호 표시 방법

2. 인용논문 우병준, 『EU 동물복지정책 동향』 2014년 3월, 세계농업 제 163호 6p.

3. 「동물보호법」 및 「축산법」시행령. 1번 방사사육 「동물보호법」시행규칙의 산란계의 자유방목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를 말한다. 2번은 축사내 평사로 「축산법」시행령 정한 가축 마리당 사육시설 면적 중 산란계 평사 기준 면적을 충족하는 시설에서 사육한 경우. 다만, 축사내 개방형 케이지를 포함한다. 3번은 개선된 케이지로 「축산법」시행령에서 정한 가축 마리당 사육시설 면적 중 산란계 케이지 기준면적을 충족하는 시설에서 사육한 경우로서 사육밀도가 마리당 0.075㎡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4번 기존 케이지는 사육밀도가 마리당 0.075㎡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4. 2021 케이지프리 인식조사. 동물자유연대, 조사 수행기관: 한국갤럽,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 3.1%p)

차혜린 기자 chadori95@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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