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1-06-15 (화)

  • 코스피

    3,258.63

    (▲6.50 0.20%)

  • 코스닥

    997.37

    (0.00 0.00%)

  • 코스피200

    434.13

    (▲0.91 0.21%)

[팩트체크] ‘삼겹살 가격’ 한국이 세계 1위? 논란 확인해보니

  • 입력 2021-03-03 10:43:01
  • 차혜린 기자
한돈vs 소비자단체 엇갈린 주장 속 진실은
center
(사진=이마트)
한 소비자단체가 국내 삼겹살이 해외 10개국 중 가장 비싸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는 지난 5년간 가격이 33%가 폭등한 것이 원인으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이 단체는 축산물 물가가 상승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유통 구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한돈자조금은 소비자단체의 주장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지적하면서 돼지고기 가격과 관련해 진위여부를 다투고 있다.
핀포인트뉴스는 3월 3일 ‘삼겹살 데이’를 맞아 양 측의 주장을 직접 팩트체크를 해봤다.

V팩트체크: 세계 10개국 중 한국이 가장 비싼 삼겹살?! ‘대체로 사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국내산 삼겹살이 해외 10개국 중 가장 비싸다고 밝혔다.

소시모는 지난해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호주 등 세계 10개국 주요도시에서 판매되고 있는 축산물에 대해 각국의 주요 유통매장에서 판매하는 소비자가격을 조사 비교했다.​1)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산 돼지고기는 삼겹살 1kg을 기준으로 10개국 중 한국이 3만7158원, 일본 2만8653원, 중국 1만9858원 순이다. 그 중 스페인은 1kg당 8137원으로 가격이 가장 저렴했다.

해외 10개국 삼겹살의 평균 가격은 1만6261원으로 한국이 무려 2.3배나 더 비싼 셈이다.

단순 가격만 놓고 비교할 때, 삼겹살은 세계 10개국 중에서 한국이 제일 비싼 것이 사실이다.

다만, 소시모가 주장한 바와 달리 한국에서 삼겹살이 가장 비싼 이유는 단순히 유통 마진의 문제만은 아니다.

국내 삼겹살 수요가 많은 만큼 시장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이 근본적인 이유다.

특히 국내 시장에 삼겹살 부위 수요가 집중된 상황이라 국제 물가의 척도로 삼거나, 순위를 매기기엔 비약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삼겹살은 국내에서 산지 가격 대비 소비자 가격이 2~3배가량 높게 책정되고 있는 반면, 다른 부위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다.

center
최근 5년간 돼지고기 가격 변화와 돼지고기 부위별 국내 소비자 가격 평균 차이.


돼지고기는 부위별로 수요가 불균형하므로 특정 부위 가격만 골라서 절대적인 국제 물가 지표로 삼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과 달리 미국은 ‘갈비’가 독일에서는 ‘후지’가 높은 수요를 차지하고 있어 삼겹살 가격이 비교적 낮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살펴야한다.

center
2020 해외 돼지고기 부위 별 소비자 가격 평균 차이


한돈 관계자는 “삼겹살에만 수요가 쏠리는 돼지고기의 부위 별 소비 불균형이 국내 돈가 왜곡 현상을 만든 주요 원인”이라며 “수요가 높은 삼겹살과 달리, 다릿살, 등심, 안심 등 비인기 부위의 소비자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해외 식문화의 차이에 따라 시장 가격 형성 측면에서도 월등하게 차이가 있다”며 “시장 수요와 무관하게 ‘삼겹살’ 만을 가지고 해외 물가와 비교하는 것은 부적합한 판단”이라고 보탰다.

V팩트체크: 5년 동안 국내산 삼겹살 33% 폭등? ‘대체로 거짓’

이외에도 소비자시민모임은 자체 조사에 따라 2015년 대비 2020년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33.0% 올랐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국내산 삼겹살 1kg당 소비자 가격이 5년간 2만7930원에서 3만7158 원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는 수치를 내놨다.

그러나, 소시모 측 조사에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보인다.

소시모가 명시한 조사 기간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이지만, 실제 진행한 조사에서는 해당 연도의 8월과 10월 2차례 진행한 것에 불과했다.

2015년과 2020년 사이의 통계 자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결과 또한 대표성을 갖기엔 역부족이다. 자료가 부족한 만큼 오차 범위도 클 수 밖에 없다는 한계점도 뒤따른다.

삼겹살 가격을 조사한 대상과 범위도 문제다.

소시모는 백화점, 대형마트, 일반슈퍼마켓 등 유통매장을 유형별 1곳씩 총 3곳을 선정해 각각의 소비자 가격을 비교했다. 유형별 표본이 단 3곳에 불과한 셈이다.

표본이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최근 5년간 삼겹살 가격이 33% 증가했다는 주장 또한 신뢰를 얻기 힘들어 보인다.

center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국내산 삼겹살 100g 기준 월 평균 가격 및 연평균 통계.


더 많은 표본을 확보하기 위해, 핀포인트뉴스는 aT 사이트에서 최근 5년간 삼겹살 소매 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봤다.​2)

aT 통계 자료에 따르면, 소시모의 동일 조사기간 동안 국내산 삼겹살 1kg당 소매 가격 범위는 매우 불특정하게 분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삼겹살 소매 가격은 -11%부터 +19%까지 가격 범위가 매우 크게 변동했다.

국내산 삼겹살 1kg당 소매 거래 가격은 지난 5년간 9월·10월·11월은 11%, 19%, 13% 급등했다. 하지만, 1월·2월에는 오히려 9%, 11%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시모는 국내산 삼겹살 소매 가격이 급등한 8월과 10월 2차례만 소비자 가격 조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현장 조사에서도 상대적으로 삼겹살 가격이 급등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현장 조사도 백화점 등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채널을 포함해 가격 상승률이 더 높게 책정됐을 거라고 유추된다.

핀포인트뉴스의 팩트체크 결과, 해외 10개국 중 국내산 삼겹살 가격이 가장 비싼 건 사실로 밝혀졌다. 다만, 각국 시장의 부위별 수요에 따라 가격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명백한 지표로 삼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소시모 측 자료의 통계적 유의성을 살펴봤을 때, 5년간 국내산 삼겹살이 33% 가격이 인상했다고 속단하는 것 역시도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1) 소비자시민모임. 각국에서 유통매장 유형별로 조사된 제품의 판매 가격 평균을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평균 대미환산율 및 환율을 적용하여 각국의 평균 가격을 달러 및 한국 원화로 환산하여 품목별 가격 순위를 비교. (2020년 1년간 평균 환율 적용 1달러 : 1,153.65원)

2) aT KAMIS 농산물 유통정보, 축산물/돼지고기/삼겹살(국산냉장)/단위 원, 100g 2015년 2020년 소매 가격. 1월 1864원 1690원 -9%, 2월 1842원 1623원 -11%, 3월 1836원 1887원 +2%, 4월 1874원 1949원 +4%, 5월 2124원 2273원 +7%, 6월 2258원 2382원 +5%, 7월 2224원 2324원 +4%, 8월 2204원 2376원 +6%, 9월 2106원 2345원 +11%, 10월 1921원 2301원 +19%, 11월 1873원 2131원 +13%, 12월 1973원 2149원 +8%

차혜린 기자 chadori95@thekpm.com

<저작권자 © 핀포인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HOT 뉴스

Pin's Pick

바로가기

포토뉴스 2021년 06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