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디즈니플러스, 그래서 누구랑 체결했다고?

2021-01-25 16: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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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뉴스 안세준 기자
지난 18일 모 언론사로부터 단독 기사가 나왔다. LG유플러스가 월트 디즈니와 '디즈니플러스'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이었다. LG유플러스는 반발했다. 디즈니로부터 어떤 소식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했다. 당시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보도에 나온 당사와 디즈니 간 계약 체결 건은 사실 무근"이라며 "계약은 아직 검토 중인 단계로 알고 있다"고 했다.

25일 디즈니플러스 계약 체결 건과 관련해 또 다른 단독 기사가 떴다. LG유플러스는 물론 KT도 디즈니플러스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다. KT와 LG유플러스는 한 목소리를 냈다. 디즈니와 협상은 현재 진행 중일 뿐, 계약 체결 건은 '금시초문'이라는 호소다.

또 다른 매체는 SK텔레콤과 디즈니 간 계약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했다. 망사용료를 두고 SK텔레콤이 넷플릭스와 소송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기재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당사와 디즈니 간 계약이 무산된 사실은 알지도, 듣지도 못했다"고 의아해 했다.

해당 기사들은 공통점이 있다. 당사자인 이통 3사가 취재 내용에 사실 부인을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매체들은 협상을 체결했다는 가닥으로 기사를 쓴 뒤, 가장 밑 하단에 '한편 ○○는 이에 대해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부인했다'는 식으로 보도를 냈다.

이게 기사면 '디즈니플러스, SK텔레콤과 단독 계약 체결'이라고 써도 된다. 기사 하단에 한편을 달고 SK텔레콤 측이 반대하는 내용을 적어주면 된다. 아예 디즈니플러스가 이통 3사 모두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써버리면 특종이다.

보도를 낸 기자가 취재 과정 중 타 업계·사업부 관계자로부터 계약 내용을 전해 들었을지도 모른다. 이통사 사업부-디즈니 간 기밀 계약이었다면, 회사 측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도 당연하다.

그래도 이런 기사 쓰기는 틀렸다. 당사자가 반대하는 데도 쓰고 싶다면 체결 건에 대한 출처라도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니 이런 것도 기사가 된다. 각 매체 별 주장이 다르니, 어쨌든 누군가는 오보다. 불분명한 보도로 업체·주주 등 이해 관계자가 애꿎은 피해를 입는 경우는 없어야 할 것이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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