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사참위 주도권 뺏기고 피해 인정 조차 못받아”

2021-01-22 17:36:08

가습기 비대위·시민단체 22일 국회 기자회견서 발언...사망자 1613명 관련 진상규명 촉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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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가습기 비대위)와 시민단체가 22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1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가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를 포함하여 이마트, 필러물산 등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납품업체 임직원 총 13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판결과 관련해 가습기 비대위는 “재판부의 무죄 선고는 상식에 반하는 판결이다”라며 “가습기 피해자 정부 책임 규명 등 진상규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가습기 비대위는 △동물실험이 아닌 피해자 임상진료기록을 활용한 역학 조사 실시 △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참법) 재개정 △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사참위) 인적 쇄신 △ 정부의 책임 규명 등을 촉구했다.

먼저 가습기 비대위 측은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CMIT·MIT 성분의 유해성이나 안전성 조사에서 ‘부실 심사’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정애 환경부장관이 지난 20일 제안한 중형 동물 실험에 대해서는 “혈세 낭비”라고 지적하며 피해자 임상 진료기록 전수조사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차원에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신뢰가능한 해외연구 성과 등을 활용할 것을 전면 요청했다.

가습기 사참​위로부터 빼앗아간 진상규명 권한을 즉각 회복해야한다고도 입을 모았다.

지난해 12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통과된 사회적 참사 특별법 개정안에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을 제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로서는 사참위 산하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소위가 주도 권한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가습기살균제로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장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A씨(56)는 “제 몸에는 천식이라는 증상이 분명한데 피해 인정 조차 받고 있지 않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기업에 대한 배보상을 조율했다면, 이렇게 피해 인정을 받지 못해 자신의 삶을 잃어가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제 경우 말고도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너무나도 많다”면서 “한 청소년 피해자 같은 경우, 강력한 스테로이드 처방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심정지 상태까지 오는 동안 피해 인정 조차도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왔었다. 그 기간이 무려 900일이 넘는 기간이 걸렸다”고 비판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포털에 따르면, 현재까지 추산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2021년 1월 15일 기준 7183명이다. 그 중 사망자는 최근 1주일간 4명이 추가돼 총 1609명에서 1613명으로 늘어났다.

송운학 개혁연대 민생행동 상임대표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특별대책 수립하라”며 “SK, 애경 등 가해기업 무죄판결 등 불확실한 미래로 고통과 불안 등이 가중되어 피해자가 절망에 빠져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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