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發 무분별 '대리점 계약'에 뿔난 통신 판매업계

2020-09-24 17:55:49

KT·LG유플러스, 쿠팡·카카오 등 이커머스 기업에 '개통 코드' 부여...단말기 판매 이어 서비스 개통까지 가능해져
KMDA "'대·중소기업간 통신기기 판매업 상생협약'에 위배되는 행위...상생 협력 위해 즉각 철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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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빌딩(EAST) 앞에서 열린 'KMDA(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기자 간담회'에서 고주원 전국이동통신집단상권연합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통사는 대기업과의 통신 대리점 계약을 즉각 해지하라!"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빌딩(EAST) 앞에서 열린 'KMDA(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기자 간담회'에서 서명훈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뜩이나 어려운 이 때, 통신 판매업을 더욱 위협하는 건 상생 동반자로 알고 있던 이통 3사"라며 "이통사가 쿠팡·카카오 등과 같은 이커머스 기업에도 '통신 서비스 계약'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이동통신업계 및 통신판매협회에 따르면 KT는 '쿠팡'과 '카카오'에, LG유플러스는 '쿠팡'에 개통 코드(대리점 코드)를 각각 부여했다. 이젠 이커머스 기업도 단말기 판매는 물론 통신 서비스 개통까지 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단말기 판매와 서비스 개통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업계는 통신 판매업(이통사 직영 매장 제외)이 유일했다.

간담회 현장에는 KMDA를 비롯한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 전국이동통신집단상권연합회 등 관련 협회가 대거 참여했다. 이통 3사가 불공정한 방식으로 소상공인 말살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이통사-이커머스 기업 간 대리점 계약은 '대·중소기업간 통신기기 판매업 상생협약'에 위배되는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동반성장위원회는 2018년 5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와 '대·중소기업간 통신기기 판매업 상생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소상공인 발전을 위해 교육을 지원하고 사업 활성화를 위한 실천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KMDA 관계자는 "이같은 행위(통신사-이커머스 간 대리점 계약)는 KMDA가 동반위와 함께 체결한 상생 협약서에 전면 위배되는 사항"이라며 "조금이나마 통신 유통망과의 상생협약 정신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다면 대기업을 통한 통신유통 영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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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상생, 뒤에선 '나몰라라'...KMDA "이통사 이중적인 행태 도 지나쳐"

최근 비대면 문화 형성에 따라 온라인 쇼핑몰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존 오프라인 통신 판매점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KMDA 측은 "코로나19 이후 일선 유통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커머스 기업의 통신시장 참여가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리점 코드를 부여한 KT와 LG유플러스를 향해서는 "중소 유통점과 상생하겠다는 약속을 져버린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이통 3사는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의 불법보조금 과징금 제재 당시 중소 유통점에 7100억 원을 지원, 상생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KMDA는 KT와 LG유플러스가 과징금을 경감받기 위해 유통망을 이용한 뒤, 곧바로 대형 유통채널을 추가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KMDA 관계자는 “이통사가 방통위 심결에서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외치며 과징금을 45% 감경받고,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유통망을 위협하고 있다”며 “유통망과 상생을 위해 대형 유통채널을 줄여가겠다는 약속도 어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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