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켓컬리, ‘상한 우유’ 없다더니…유통 기한 5일 지나 변질 실토

2020-09-23 10:21:03

‘상한 우유’ 아이들부터 암 환자까지 다 먹었다…소비자 “마켓컬리 늑장 대응 사과해라” 비난 쇄도
고객전담팀 , 품질 문제 없다며 소비자 탓 돌려 … 마켓컬리 고객도 몰랐다 사과문도 없이 ‘쉬쉬’

‘극신선상품’을 취급하며 인지도를 높여온 마켓컬리가 제품 변질과 관련해 늑장 대응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마켓컬리는 ‘상한 우유’에 대한 불만을 접수하면서도 품질 하자 여부를 공개하지 않다가, 제품의 유통 기한을 5일 넘긴 후에야 고객에게 개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이나 암 환자도 이미 상한 제품을 마신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마켓컬리는 해당 제품의 적립금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피해자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김슬아 대표의 공식 사과문을 요구하고 있다.

23일 마켓컬리 소비자게시판 등에 따르면, 마켓컬리에서 지난 3~5일 출고한 무항생제 우유 제품 4800여개가 유통 과정에서 상한 상태로 배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컬리는 언론을 통해 전액 환불 의사를 전하면서 보상 문제가 일단락된 것처럼 보여졌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마켓컬리 측의 책임을 분명히 하며 사측이 공식으로 사과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해당 게시판을 통해 마켓컬리가 지속적인 피해 발생에도 제품의 변질 여부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을 뿐더러, 사전에 변질 가능성 조차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상한 우유를 수령한 날짜는 9월 3일~5일 기간 사이였다. 그러나 마켓컬리가 해당 제품의 품질 하자에 대한 문자는 최소 11일이 흐른 후에야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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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6일 당시 문자 발송 내용 전문.


마켓컬리 고객센터가 문자를 발송한 시점은 상품의 유통기한보다 5일이 지난 다음이었다.

문자 내용에는 배송 상품 변질을 알리는 내용과 함께 상한 우유의 유통 날짜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었다.

소비자들이 마켓컬리의 ‘늑장 대응’을 비판하는 대목이다.

소비자 이 모씨는 “제품을 받은 지 보름 가량 후에야 개별 문자를 받았다”면서 “사측이 늑장 대응을 하는 동안, 아무것도 모른 채 상한 우유를 먹은 사람도 상당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같은 소비자불만은 마켓컬리 고객전담팀의 안일한 태도가 발단이 됐다.

마켓컬리가 초기 대응에서 불만을 제기한 고객에게 유제품 소화력이 개개인에 따라 다르고 입맛의 차이도 있다는 답변을 하면서 직접적인 문제 해결을 회피해왔다는 것이다.

우유의 변질을 소비자 개인의 문제로 여기며 조치를 미뤄온 셈이다.

이 씨는 일찍이 ‘상한 우유’ 문제를 제기했지만 우유 실구매자에 대한 태도는 엉터리였다는 설명이다.

이 씨는 “처음 상한 우유를 받고 나서 부터는 마켓컬리와 총 세 차례의 통화를 마쳤는데 우유 품질과 관련해 애매모호한 자세를 취할뿐더러 어떠한 사과나 보상 얘기도 들을 수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최종적으로 15일 오후 4시경 통화에서는 ‘우유 유통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다’ ‘고객이 항의하니 믿을 수밖에 없지만 전체가 아닌 일부 고객의 의견일 뿐’이라는 등 획일화된 답변만 반복할 뿐이었다”고 말했다.

계속된 항의에도 마켓컬리는 우유의 상태를 확인하기보다는 개인의 문제로 취급했다는 것이다.

이 씨는 “멀쩡한 우유를 먹었는데 배탈이 왜 났냐며 따져 묻자, 사측은 ‘유제품은 사람마다 입맛이 다를 수 있고 소화력도 차이가 있다’면서 자사의 책임을 개인의 문제인 마냥 여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씨는 “마치 처음엔 내 문제인 것처럼 해놓고, 이제서야 사과 문자를 보낸 점도 황당한 부분”이라며 “당시엔 묵과했었는데 게시판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불만이 커지자 뒤늦게 사태를 수습하려고 한 거 같다”고 분한 심경을 전했다.

마켓컬리 소비자 게시판에는 벌써 아이들과 투병 환자까지 상한 제품을 섭취하고 복통이나 설사 등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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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제가 된 상한 우유 제품. 유통기한 11일 날짜가 적혀있다.


소비자들은 변질된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이나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변 모씨는 “공식적인 사과문과 정확한 잘못된 상품 관리나 유통 경위 등을 공지사항으로 밝혀주어야 소비자 입장에서는 컬리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생긴다”며 “김슬아 대표가 불만 글을 다 읽어보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이번 사태를 해결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현재 마켓컬리는 우유 변질에 대한 공식 입장문은 홈페이지에 게재하지 않은 상태다.

또 논란이 된 제품 설명 하단에는 ‘품질 점검 중으로 임시 판매 중단됐다’는 설명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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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켓컬리 홈페이지 제품 설명 하단에 '품질 점검 중으로 임시 판매 중단'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실제 취재 과정에서도 마켓컬리 측은 4일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상한 제품과 관련한 문의가 있었다고 답했다.

기자가 조치가 지연된 이유를 묻자 마켓컬리 측은 “우유 제품은 개인의 유당불내증 문제로 상태가 잘못됐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게시판을 통해 후기를 검토하면서 단순 개인의 문제인지 아니면 제품상의 문제인지 확인 중에 있었다”라고 전했다.

정확한 원인을 알리기 위해 공지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도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 또 단순히 문제가 있다고 성급히 전달할 경우 고객들이 제품에 대한 의혹이나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라며 “고객분들에게 1차적으로 안내가 나갈 때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마켓컬리는 지난 21일 제조사를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제품의 변질 이유를 추정 중이라고만 전하고 있다.

또 향후 공식 사과문 게재 계획은 없다고도 전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이번 이슈는 마켓컬리 전체 고객 대상이 아닌 일부 제품에서만 발생한 것”이라면서 “피해를 입은 고객분들께는 16일 사과를 전달했고 보상도 문제가 된 4,800개 뿐만 아니라 3~5일 사이에 발송된 7,200여개 전 제품에 대해서 마친 상태로 추후 입장문 공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치료비 등 고객 케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 중 장염이나 복통 등을 호소한 경우가 있다면 자사를 통해 영수증을 첨부한 경우에 한해서 충분히 보상할 것”이라며 “마켓컬리의 제품으로 생긴 건강 상의 문제라면 치료비나 그에 따른 교통비 부분까지도 책임지는 게 자사의 원칙”이라고 전했다.

한편, 문제가 된 제품은 마켓컬리의 자체 우유 자체브랜드(PB)로 알려진 상품이다.

해당 제품은 마켓컬리는 지난 2016년 6월 기존 생산 업체인 다인목장과 협업해 주문자 상표 부착(OEM) 제품으로 출시했다. 이는 작년 1~11월 기간 동안 100만개 판매할 정도로 베스트 셀러 상품이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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