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1개가 1천만 원?...넥슨 마비노기, '감자 거래'의 정체

2020-06-29 14:36:04

넥슨 마비노기서 '감자 거래' 성행...하루 새 거래자만 열댓 명
넥슨 '감자' 거래는 '계좌' 거래 다른 말...같은 자음 단어(ㄱㅈ)에서 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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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1 비율로 '감자' 삽니다"

지난 25일 넥슨 마비노기(MMORPG) 게임 속 전체 채팅창에 '목적을 알 수 없는' 글이 게재됐다. 모 이용자가 1000만 원(수표, 게임화폐) 당 1개 비율로 '감자'를 산다고 했다. 감자는 마을 인근 밭에서 초보자도 쉽게 채집할 수 있다. 1분 남짓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1000만 원에 구매한다니, 그야말로 어불성설이었다.

감자 거래에 대한 글은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열댓 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이 채팅창을 통해 감자를 주고 샀다. 게임 속에서 통용되고 있는 '감자'란 대체 무엇일까. 넥슨 마비노기에 대한 본지 취재는 그렇게 시작됐다.

화폐 거래 막는 '넥슨' vs 우회 거래 나선 '이용자들'

'감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은행 '계좌'다. 같은 자음 단어(ㄱㅈ)라는 점에서 파생됐다. '공주', '겐지' 등도 이에 속한다. A 이용자가 B 이용자에게 1000만 게임머니를 건네면, B 이용자는 A 이용자 개인 계좌로 현금을 입금하는 행위를 칭한다. 일종의 현물 거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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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인게임 채팅창 화면. 감자로 표현된 거래글이 시시각각 업로드되고 있다.
계좌 거래가 '감자'로 통용되기 시작한 것은 넥슨 '이용자 규제'와 연관이 있다. 회사는 운영정책을 통해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하는 행위(현금거래)를 현행법령에 위배되는 행위로 명시하고 있다. '계좌 거래'라는 용어를 내뱉는 순간, '이용제한 유저 명단'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마비노기 인게임에서 만난 이용자 ㄱ씨는 "초창기에는 계좌 거래라는 용어가 사용됐다. 시간이 지나 GM(게임 운영진) 측이 계좌 거래에 대한 정황을 포착하면서 이용 규제 조치를 받는 유저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좌를 감자 등으로 표현할 경우, 유저는 거래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현물거래가 아닌 게임상 감자를 사려고 했다'고 우기면 그만"이라고 답했다.

넥슨, 현금거래 암시 단어도 규제 대상..."간과하지 않을 것"

넥슨 측 입장은 사뭇 다르다. 감자, 공주 등 현금거래를 암시하는 단어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했다. '계좌 거래'라는 정확한 명칭 사용 뿐 아니라, 통용되고 있는 중의적 단어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넥슨 마비노기팀은 캐릭터 단속을 통해 중의적 단어를 사용한 이용자들을 제재하고 있다. 감자, 간장 등 용어를 사용하여 구매/판매를 시도한 유저들이 주기적으로 제재 명단에 오르고 있다. 지난 26일 제재 조치를 받은 유저 수만 류트 서버 2명, 만돌린 서버 1명, 울프 서버 3명 등 총 6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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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게재된 '사기/비매너/아이디도용 캐릭터 단속 결과 안내' 공지 내용. 현금 거래를 시도하다 적발된 이용자 명단이 기재돼 있다.

공지사항에서 마비노기 측은 "현금거래를 암시하는 단어(ex. 종이, 감자, 간장 등)을 사용하여 구매/판매를 시도하는 경우, 현금거래 시도로 간주하여 운영정책에 의해 게임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기재했다.

마비노기 홍보팀 관계자는 "현거래를 암시하는 단어가 채팅창에 게재되었을 때, 해당 정황이 확인되면 마비노기팀에서 운영정책에 따라 처리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속 제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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