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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⑨] 청년이 미래다

  • 입력 2020-01-02 16:52:48
  • 홍미경 기자
원승현 '그래도팜' 대표, 디자이너 꿈꾸던 청년 '브랜드파머'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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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친환경 농업부터 서비스와 체험이 포함된 6차 산업까지 단순 노동력에 기댄 농업에서 새로운 농업으로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는 청년창업농을 필두로 젊은 피가 농촌에 뿌리내리며 기존 관행 농업의 틀을 바꾸면서 부터다.

다양한 마케팅부터 새로운 가공품과 체험을 통한 변화는 소비자들의 농촌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이제 농촌에서 단순히 먹거리를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체험과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의 전환이 진행 중이다.

덩달아 농촌 역시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핀포인트뉴스는 신년을 맞아 농촌의 변화를 이끄는 청년농부들을 만났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변화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서다. 과연 청년농부들이 꿈꾸는 미래 농촌과 그리고 현재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봤다.
-편집자 주-

브랜드 디자이너를 꿈꾸던 청년 원승현은 이제 농사와 브랜드를 짓는 '브랜드 파머'가 됐다. 생소한 합성어지만 농업도 브랜딩을 통해 가치를 부여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30년 넘게 유기농법으로 토마토를 재배한 부모님의 축적된 농업 기술과 경험에 그가 가진 전문경영, 디자인, 마케팅을 접목해 '그래도 팜'을 탄생시켰다. 청정지역 강원도 영월에서 유기농법으로 건강하게 자란 유기농 방울토마토와 함께하는 원 대표는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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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현 '그래도팜' 대표

◆ 유기농 토마토 농장 '그래도팜'의 탄생

홍대에서 프로덕트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이너로 일하던 원승현 그래도팜 대표는 잘나가는 기업의 디자이너로서 길을 버리고 고향인 강원도로 귀농을 감행했다.

원승현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누누이 농업의 가치를 전하셨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서른셋이 넘어서 귓가에 전달됐다. 1983년생인 제 나이만큼 세월을 쏟아부은 부모님의 땅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품고 있었다. 그 세월 속에 부모님이 맺은 결실은 ‘맛’으로 나타났다. 부연 설명 없이 ‘맛’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고 모두 버리고 농업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귀농 배경을 밝혔다.

원승현 대표는 스스로가 발견한 땅의 숨은 가치를 발견한 것처럼 소비자들도 발견할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었다.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이 농장의 브랜딩화였다.

원 대표는 "처음 저희 농장을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저희 농장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는 저희만의 이름이 있었으면 했다. 또 농장 이름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세월과 이념을 꼭 담고 싶었다. 생각해 보니 아버지는 늘 '그래도 농사를 그렇게 지으면 안되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래도’라는 단어 하나에 그동안의 부모님의 세월이 응축되어 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이름이 지금의 ‘그래도팜’이다."고 설명했다.

◆ 부모가 새긴 땅의 기록, 아들이 전할 농업의 가치

그래도팜은 부모님이 지켜낸 결실에 원승현 대표가 전하고자 하는 농업의 가치가 함축돼 있다. 여기에 그는 두 가지 세부 브랜드를 론칭, 소비자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첫 번째 '땅의 기록'은 부모님이 지켜낸 땅의 결실을 뜻하는 농산물 브랜드도 'tomarrow'는 내일의 토마토를 위한 원 대표가 전하는 가치 '체험서비스 브랜드'다.

그는 "브랜드를 다각화한 것이 1년이 돼 간다. 반응은 좋다. 브랜드를 나누니 할 수 있는 것이 많았다. 과수 판매 외에 착즙 만들기와 체험하기 그리고 팜테이블도 운영했다. 직거래를 위해 마르쉐에 나갔다가 만난 셰프들과 의기투합해 팜테이블을 기획했다. 농촌도 디자인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 개의 브랜드를 론칭한 만큼 시설도 200평 늘렸다. 여기에 2020년에는 500평을 추가로 늘릴 예정이다. 이곳에는 단순히 토마토 재배만이 아닌 농업교육을 위한 농장을 세울 예정이다

원 대표는 "여타 농장에서 하던 체험농장 대신 어린아이들에게 진정한 토양의 가치를 가르쳐 줄 수 있는 교육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단순히 수확하고 맛보고 끝나는 체험이 아닌 농업의 시작인 흙을 다채롭고 즐겁게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그곳을 통해 농업은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가장 소중하고 멋진 일이라고 아이들이 인식했으면 한다. 그래서 직접 디자인한 교육용 교구도 다양하게 제작했다. 앞으로 미래의 소비자로 자라날 어린아이들에게 진정한 토양의 가치를 가르쳐 주기 위함이다. 단순히 수확하고 맛보고 끝나는 체험이 아닌 농업의 시작인 흙을 다채롭고 즐겁게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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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프들이 찾는 토마토? 유통혁신의 성과

토마토는 봄작기에 비해 가을작기 판매량이 다소 떨어진다. 그래서 강구한 것이 가을작기에는 마르쉐 등 직거래 장터 판매였다. 마르쉐 장터에서의 인연으로 도시의 유명 이탈리안 식당 셰프들과 인연을 맺었다. 요리사들과 직거래를 트니 봄, 가을 시즌에 상관없이 판매량이 꾸준히 늘었다.

원 대표는 "TV 예능프로그램 '수요미식회'에 소개됐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중 2/3 정도에서 우리 농장 토마토를 사용한다. 셰프들과 친해지면서 '팜투테이블'을 기획했다. 농장에서 직접 재료를 가져다가 요리해서 소비자와 만나는 행사를 경기도와 연계해서 했다. 이곳에서 땅(토양)에 대한 교육과 농업의 가치에 대해 세미나를 하고 싶었지만 요리와 식사하는 자리에서 교육까지 이루어지는 데는 한계가 보였다. 그래서 아이들 교육부터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땅의 가치를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환경의 가치로 이어지게 된다. 아이들에게 이런 부분을 알려주고 싶다." 고 밝혔다.

원 대표는 또 경영장부를 작성해서 누수가 생기는 부분도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는 "감가상각을 따지지 않고 경영을 하다 보니 자금에 구멍이 생기는 것을 발견했다. 또 업체 선정도 매번 꼼꼼하게 따지니 이 부분도 절약할 수 있었다. 또 경영장부를 쓰다 보니 매달 수입, 지출이 한눈에 보여 나이 드신 부모님들도 쉽게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한 번은 아버지가 '한 달에 이렇게 많이 나갔나?'라고 하시더라. 지출을 알면 줄일 수 있으니 이전보다 몇 매 수익이 늘어나는 셈이 됐다."고 밝혔다.

또 그는 가격 정책 역시 확 바꿨다. 시중가와 상관없이 농장에서 책정한 가격을 고수한다. 일반 농가와 비교하면 비싸지만 예약 구매 형태로 전량 다 팔리고 있다. 덕분에 농장의 경영상황도 이젠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고 보람도 커졌다.

◆ 부모님과의 갈등? 업무분장으로 해소

그의 농업경영이 탄탄대로였던 것만은 아니다. 혁신을 내세운 원 대표와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자 하는 아버지와의 갈등도 있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업무분장이다.

원 대표는 "저는 홍보와 마케팅 담당이고 생산은 아버지가 맡기로 했다. 토마토 재배에 있어서는 아버지의 노하우를 따라갈 수 없으니 당연한 결과다. 이렇게 업무를 나누고 났더니 오히려 제 의견도 참작해 주신다. 앞으로 생산에 조금씩 관여해나갈 계획이다. 원래는 5년 안에 농장 전부를 인수인계받고 싶었지만 막상 농사를 지어보니 배울 것이 많았다. 지금은 10년 정도 길게 보고 있다. 유기농법은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달라지면 망칠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 고 밝혔다.

또 원 대표는 마을에서 매우 젊은축에 속한다. 인근 마을에는 청년농부가 없다. 강원도 단위에서 친한 친구들 만들어서 같이 모여 활동한다. 농협 재단에서 파란농부에 선정돼 네덜란드에 다녀왔는데, 그때 같이 간 청년농부들과 주기적으로 만나서 서로의 고충을 털어놓곤 한다.

그는"지역에 혼자있다보면 외로워진다. 특히 청년농업인들은 주위 얘기할 곳도 없어 대부분이 혼자 끙끙 앓곤 한다. 그래서 청년모임 네트워크 만들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숨통이 트인다. 특별히 건설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를 꺼내놓고 공감하다 보면 시원해진다. 이런 소규모 모임을 조직화하는 작업도 하고자 한다. 공감하고 신뢰하는 관계를 다져 지역 소규모 모임이 만들어지면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고 강조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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