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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②] 청년이 미래다

  • 입력 2020-01-02 16:06:41
  • 홍미경 기자
곽그루 '진도농부' 대표 "세상에서 하나뿐인 고춧가루 만들어 드립니다"
[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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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업부터 서비스와 체험이 포함된 6차 산업까지 단순 노동력에 기댄 농업에서 새로운 농업으로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는 청년창업농을 필두로 젊은 피가 농촌에 뿌리내리며 기존 관행 농업의 틀을 바꾸면서 부터다.
다양한 마케팅부터 새로운 가공품과 체험을 통한 변화는 소비자들의 농촌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이제 농촌에서 단순히 먹거리를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체험과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의 전환이 진행 중이다.

덩달아 농촌 역시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핀포인트뉴스는 신년을 맞아 농촌의 변화를 이끄는 청년농부들을 만났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변화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서다. 과연 청년농부들이 꿈꾸는 미래 농촌과 그리고 현재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봤다.
-편집자 주-


늘 멋진 정장을 입고 다니던 아버지가 뜨거운 땡볕에 그을려 쾌쾌한 땀 냄새까지 풍길 때, 사춘기였던 소녀는 시골로 끌어들인 그 사고가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이제 매일 인터넷에 농사 일기를 올리고, 당신의 이름을 걸고 먹거리를 생산하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어엿한 청년농부가 됐다.

스물아홉 곽그루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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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그루 '진도농부' 대표

◆ 인터넷 직거래 통한 고객과의 소통이 인생을 바꿔

도심에서 살던 곽그루 대표는 초등학교 기억이 썩 즐겁지만은 않다. 시골에 살던 친구들과 달리 혼자만 얼굴이 하얀 그녀는 놀림감의 대상이었다. 그 상처가 학상시절 내내 겉돌게 만들었고,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깊어졌다. 하지만 어느날 인터넷 직거래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농사가 어느새 삶의 일부가 됐고 가슴에 스며든 셈이다.

곽 대표는 "인터넷 직거래 판매는 진로에도 영향을 줬다. 부모님이 정성껏 수확한 농산물을 잘 파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졸업후 부모님하고 같이 농장을 운영해보려고 진도에 다시 왔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아버지 말씀따라 ‘농산물을 잘 파는 유통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일단 농사를 지어봐야 된다. 왜냐하면 이 농산물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먹고 자라는지 알아야 한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곽그루 대표는 이후 고구마 심기, 고추심기부터 시작, 2018년에는 곽그루 이름 석자를 넣은 사업자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농부가 됐다.

◆ 고객들 만족하면, 힘든것 순식간에 사라져

곽 대표가 운영하는 진도농장의 주작물은 고추, 배추이고 고춧가루, 절임배추로 가공해서 판매한다. 이외에 참기름, 홍감자, 직거래용 쌀, 자색양파, 미니밤호박, 마늘, 대파 등을 재배한다.

곽 대표는 "한 가지 품목에 집중적으로 대량의 농사를 짓는 대농들이 있는 반면, 저희같은 소농들은 다소 힘들어도 다품종을 할 수밖에 없다. 1년간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중에 참기름은 연중 언제든 판매할 수 있어 기본 수익구조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고 설명했다.

그녀의 절임배추는 공장형 농장에 비해 모든 작업을 손수한다. 집에서 하는 것처럼 배추 사이사이에 일일이 간을 한다.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염도 조절이 가능한 것이 바로 소농의 장점이다.

그는 "고객들의 취향에 맞추려면 힘들지만 고객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 그 순간은 힘든게 사라진다. 이런게 재배방식이나 경영방식의 혁신까지는 아니어도 나만의 경쟁력은 될 수 있을 것 같다. 소농들은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하이테크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귀찮아도 고객들과 끊임없이 상담한다. 이렇게 고객맞춤형 판매전략은 소농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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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급 농산물에 이름 붙여 가치를 높이다

또 곽 대표의 경쟁력은 바로 브랜딩 전략이다. 농산물 유통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 작은 것에도 가치와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진도는 대파가 유명하다. 저희 농장은 대파도 택배로 보냈다. 부모님이 대파까지 택배로 보낸다고 생각하니 초창기 저에겐 신선했다. 멋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버려지는 자투리 대파가 너무 많았다. 싱싱하고 좋지만 얇거나 키가 작다는 것이 문제였다.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대파에 이름을 붙였다. 못난이 대파라고 하면 느낌도 그렇고 값어치가 떨어질것 같아서 '스키니 대파'라고 이름지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네이밍된 제품은 날게 돋친 듯 팔려나갔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팔렸다. 스키니는 얇다는 뜻인데 이게 무슨 새로운 종자인걸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던 것 같다. 아이디어가 기발했는데 모 농협에서는 따라 하기도 하더라."고 밝혔다.

◆ 1대1 맞춤 서비스로 유통 전문가 변신

B급 농산물에 이름을 붙여 가치를 높이는 것도, 작지만 확실한 진심으로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처음엔 별거 아니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비효과는 생각보다 컸다.

늘어난 수익도 수익이지만, 소비자들이 우리 농장의 제품은 남다르다는 인식을 갖게 되니 어떤 제품을 내놓더라도 눈여겨 봐줬다고.

곽그루 대표는 "요즘 저희 농장의 또 다른 변화는 ‘제철양념제작소’라는 이름의 고춧가루 서비스다. 고춧가루는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세상에서 하나뿐인 고춧가루를 만들어주는 곳은 없다는 점을 노렸다. 고춧가루는 대한민국의 식탁에서는 빠질 수 없는 필수품이지만 저마다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인 고춧가루가 아닌 개개인별 맞춤 고춧가루를 판매하자는 아이디어였다. 맵기, 굵기, 색상, 포장 등 수많은 옵션을 조합해서 단 한사람만의 고춧가루를 만들어준다고 하니 주부들은 물론이고 젊은층에서도 앞다퉈 찾았다. ‘커스터마이징 고춧가루’는 당분간 내가 넘어야 할 또 다른 도전이 됐다." 고 설명했다.

‘제철양념제작소’의 ‘양념’은 나의 이 소중한 운명을 시작하게 만들어준 우리 할머니, 그러니까 아버지의 엄마의 이름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결국 내 자리는 여기인가 보다.

마지막으로 농업을 하려는 청년들에게 조언해달라고 요청했다.

곽그루 씨는 "처음부터 자금을 많이 들여서 시작하려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우연히 어떤 분이 질문을 하는데 '직거래 사이트를 얼마에 구축했냐'고 묻더라 저는 사이트가 없다. 그동안 1년 반 만에 1500명의 고객 명단이 생겼다. 어떻게 이렇게 고객이 많이 생겼지 하고 생각하는 이 순간에도 고객이 늘어난다. 남다른 아이디어와 열정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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